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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의원들은 엊그제 선거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국회의장석 주변을 몸으로 겹겹이 막고 방호과 직원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충돌에 이어 또다시 ‘동물국회’가 재연된 것이다. 아무리 국회를 폭력으로 짓밟고 의회주의를 유린해도 처벌은커녕 제대로 수사조차 받지 않으니 마음놓고 같은 행위를 되풀이하는 것 아니겠는가.


탄광에는 막장이 있다. 지지대도 없이 석탄을 캐는 막다른 갱도를 말한다. 정치에서 그 버팀목은 대화와 협상으로 치환될 터이다. 가시 돋친 말과 힘싸움만 난무하는 최악의 20대 국회에 막판까지 정치가 실종된 사진들만 쌓이고 있다. 다수당의 일방 처리도, 소수당의 물리력 저지도 못하게 의결정족수를 높이고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한 국회선진화법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것인가. 국회의장이 요구한 ‘끝장 협상’은 시민들의 인내에도 마지막 한계선일 수 있다. 길지 않은 사흘, 여야는 밤을 새워서라도 답을 내놓아야 한다.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혐의는 12개다. 두 자녀의 대학·대학원 입시 때 허위 증명서·표창장 등을 제출해 해당기관의 업무를 방해했고, 딸이 받은 장학금 600만원은 뇌물이라고 했다. 차명주식을 보유하고도 신고하지 않았으며, 보고서조작 지시, 노트북 등 증거를 숨겼다고 했다. 검찰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도 업무방해 등 8개 혐의에 대해 추가 기소했다. 조 전 장관 가족 비리의혹 수사는 강제수사 126일 만에 마무리됐다.


파문이 일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일 당장에라도 국회 본회의를 열어 ‘민식이법’을 비롯한 민생법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선거법과 공수처 설치법을 지연시키기 위한 ‘필리버스터’는 보장하라고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민생·경제법안을 우선 처리하는 원포인트 본회의 소집을 제안했다. 그렇게라도 어린이·청년·소상공인·포항 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법안들이 처리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더구나 AVK는 이를 알고도 숨겼다. 재판부는 박 전 사장 등에 대해 “관계 법령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검사 시에는 정상 작동시키고 실제 주행 시에는 차량에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으로 조작한 것이다. 주행 시 저감장치가 정상 작동하면 연비·출력 등 성능이 떨어지는 점을 막아보겠다는 것인데, 결국 돈벌이를 위해 대기오염에 눈감은 것이다. 재판부도 “피고인들은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에만 집중했다”고 질타했다. 정부의 책임 또한 작지 않다. 경유차는 2400만대에 이르는 등록차량의 42%에 달하지만, 소형차까지 포함한 배출가스 관리제도가 본격 시행된 것은 불과 2년여 전이다. 환경 위반 처벌규정은 헐겁기 짝이 없고, 인증검사는 주로 서면으로 진행해왔다.


ILO 핵심협약 87호·98호는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한 기본규약이다. 한국에선 실업자·해고자가 있다고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공무원노조 가입 대상 확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대학교수 등의 노조 가입 허용 문제가 걸려 있다. 정부는 제29호(강제노동 금지)까지 3개 협약 비준안과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고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국회는 움직이지 않았다. 논의가 장기 공전하자 환경노동위원회를 향해선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말까지 나왔다. 자유한국당과 사용자단체, 재계 등이 “시기상조”라며 막아선 여파가 컸고, 노동계가 단협기간 3년 연장 입법안 등에 고개 젓는 사이 여당의 ‘정기국회 우선처리 리스트’에서도 빠졌다. 이재갑 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ILO 100주년 총회에서 약속한 ‘정기국회 처리’는 완전히 허언이 돼버렸다. 이대로라면 비준안은 파국으로 치닫는 20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가타부타 논의도 없이 21대 국회로 넘기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일 뿐이다.


지난달 22일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를 조건부로 유예하고, 일본도 수출규제를 풀기 위한 협의에 나서기로 하면서 한·일관계는 최악의 단계를 벗어날 계기를 맞았다. 하지만 감정의 앙금이 두꺼워 언제든 양국관계가 파탄으로 치달을 위험성이 있다. 이런 시점에 일본이 반성 없는 보고서로 한국인들을 자극한 것은 유감천만이다. 일본은 약속한 대로 한국인의 강제노역 사실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는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한다. 세계유산위원회가 권고한 대로 주요 당사국인 한국과의 대화에도 나서야 한다. 과거사만 나오면 지우고 감추려드는 태도로는 국제사회의 존중을 받을 수 없다.


지난달 한국노총에 가입한 삼성전자 노조가 첫 출범했고, 삼성 계열사에 3개의 소노조가 둥지를 틀고 있다. 80년 넘게 이어진 ‘무노조 경영’에도 변화의 물결은 시작된 것이다. 삼성의 무노조를 ‘불편한 진실’로 바라보는 눈은 나라 안팎에서 늘고 있다. “1993년 만 51세 이건희 총수는 신경영을 선언했다. 2019년 똑같이 만 51세가 된 이재용 총수의 선언은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합니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첫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가 이재용 부회장을 ‘훈계’하면서 한 말이다. 삼성의 답이 여러 갈래이겠지만, 시대착오적인 무노조 경영도 거둘 때가 됐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호르무즈해협 파병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수십년간 돈독하게 다져온 한·이란관계를 악화시킬 개연성이 다분하다. 이를 한·미동맹이나 방위비 분담금 등과 연계하려는 것도 온당치 않다. 명분도 없고, 득보다 실이 큰 파병은 백지화하는 것이 상책이다.


권역외상센터는 중증외상환자의 응급수술과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공급체계다. 전문의료진이 24시간 대기해야 하고 시설과 장비 등에 적잖은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2018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권역외상센터 3곳의 손익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입보다 손실이 훨씬 크게 나타났다. 정부의 보조금이 없으면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오죽하면 민간병원의 권역외상센터 운영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얘기가 나오겠는가.


담화에서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탄핵과 대통령 선거, 이란 문제 등으로 북핵 문제에 집중하기 어려운 현실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미국과의 협상에 섣불리 나설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협상의 전제조건을 높인 것이나 “우리는 우리가 갈 길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한 데서도 이런 고민이 엿보인다. 북한의 현 정세에 대한 판단과 북·미 대화에 대한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이번 회의는 김정은시대에 개최된 5차례 당 전원회의가 하루 만에 끝난 것과 달리 이틀 이상 진행됐다. 정치국과 당 중앙위, 당 중앙검사위 성원 등 정규 참가자들 외에 노동당과 내각 성 및 중앙기관, 각 도 인민위원장, 시·군당 위원장 등이 방청객으로 대거 참석한 것도 이례적이다. 규모도 커지고 기간도 길어진 것은 북한이 현 정세를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유지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올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 ‘연말 시한’이 성과 없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북한이 가야 할 ‘새로운 길’을 정하는 중차대한 회의인 셈이다.


비건 대표는 “대통령의 지시로 우리는 북측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균형 있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하게 협상할 것이며 실현 가능한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여러 창의적 방안을 제안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이 거론해온 ‘연말 시한’과 관련해 “미국은 데드라인이 없으며,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합의를 실천하기 위한 목표가 있다”고 했다. 비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모든 정책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정부가 일주일에 2차례 이상 회의를 열어 경제 각 분야 영향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은 경제심리 안정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세목별 대응도 중요하지만 수출·내수 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도 조기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올해 확보된 예산을 조기 집행하는 등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경기 진작책을 펼쳐야 하는 메이저검증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일각에선 2015년 메르스사태를 거론하며 추경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예비비 2조원 등을 활용하면서 좀 더 추이를 지켜본 뒤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부장관 지명자가 19일부터 이틀간 중국을 전격 방문한다. 이번 방중 목적은 일단 중국과 러시아를 대북 제재의 틀 안에 묶어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는 북한과의 접촉을 기대한다는 미국의 신호도 들어 있다. 북·미 양측은 비건 대표가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접촉해야 한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중국의 중재도 기대한다. 북한이 크리스마스에 무력도발을 하면 그것은 누구에게도 선물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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